- [2015-03-16(월)] 고교 자유학년제 '오디세이' 학교 추진 계획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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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서울특별시교육감 조희연입니다.
얼마 전 서울시교육청에서는 ‘학생자치활동 활성화 지원 계획’을 발표하면서, 학생들을 성장과 배움의 주체로 바로 세우는 교육을 펼쳐가겠다는 말씀을 드린 바 있습니다. 모든 학생들을 교복 입은 시민으로 대우하며 자치능력과 자기결정 능력을 키워주기 위한 노력을 초‧중‧고 모든 학교급에서 학교문화 혁신을 통해 구현하고자 하는 정책입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성장과 배움의 중요한 전환점의 시기에 있는 학생들 즉, 중3에서 고1로 진학하는 단계에 있는 학생들에게 1년 동안의 집중적인 자율 교육과정을 제공하여 자신을 발견하고 진로를 탐색하며 삶의 의미와 방향을 찾게 하는 이른바 서울형 고교 자유학년제라는 교육과정을 새로 도입하고, 희망하는 학생들을 모집하여 ‘오디세이 학교’라는 이름으로 시범 운영하게 되었음을 발표 드립니다.
1. 고교 자유학년제와 오디세이 학교
오디세이 학교는 제가 교육감 당선 직후부터 (가칭)인생학교라는 이름으로 논의를 시작했던 정책입니다. 2014년 10월부터 광범위한 교육관계자 의견 수렴과 전문가 자문 등을 거치며 본격적인 준비 작업이 추진되었습니다. 우리나라 교육 역사상 최초로 공교육과 민간 대안교육이 힘을 합쳐서 기획하는 민관협력 체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많은 논의를 거쳤으며, 앞으로 더욱 심도 있는 정책연구가 이루어질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제도권 공교육과 제도권 밖의 대안교육이 분리되어 있었습니다. 대안교육은 기본적으로 제도권 공교육에서 담아내지 못하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보완하기 위한 대안적 교육 실험으로 출현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제도권 공교육은 대안교육이라는 ‘거울’ 속에 비쳐진 공교육의 문제점들을 직시하고 보완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며, 근래에는 공교육 현장에서 그러한 요구와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오디세이’ 학교는 제도권 공교육 내에서 대안교육으로 표출되는 교육적 요구들을 수렴하고자 하는 시도이며, 제도권 공교육과 대안교육의 선순환적 협력 보완 관계를 통해서 공교육을 혁신하고자 하는 하나의 노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교 자유학년제는 쉽게 표현하면 현재 중학교 1학년에서 시행되고 있는 자유학기제의 취지와 내용을 확대하여 고교 1학년에 적용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교과 시험을 줄이고 자신의 소질과 적성을 탐색하기 위한 자율적인 선택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중학교 자유학기제는 정규 교육과정 내에서 모든 학생들에게 적용되는 방식이지만, 고교 자유학년제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성장의 전환점에서 학생들에게 1년 동안 더욱 자율적이고 집중적인 중점 과정을 선택하여 깊이 있는 체험과 자아 발견의 기회를 갖게 하는 것으로서, 이와 비슷한 제도가 북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수십년 간 운영되고 있습니다.
고교 자유학년제는 일반적인 학교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대안 교육과정을 위탁교육 형태로 운영하는 것으로서 일종의 전환학년(Transition Year, Gap Year)의 성격을 갖는 교육과정인데, 희망하는 학생들이 선택적으로 이수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공교육의 다양성을 확대하는 정책입니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최초로 도입하는 고교 자유학년제 오디세이 학교는 모든 학생들에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2015년부터 희망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하고, 교육과정과 시설 여건 등을 확충하여 점차적으로 확대해갈 예정입니다.
2.교육원정대 ‘오디세이’ 학교의 이름에 담긴 의미
오디세이 학교는 고등학생들을 자발적 배움의 주체로 서게 하고, 이들에게 미래 사회의 변화에 적응하는 창의적인 진로 개척 역량과 사회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자율적 시민의식을 함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고등학생들에게 학습과 시험 성적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 삶과 자신에 대한 진지한 탐색, 집중과 몰입의 시간 속에서 참된 지혜와 용기를 키울 수 있는 창의적인 도전의 기회를 제공할 고교 자유학년제는, 삶의 의미와 방향을 찾아가는 교육원정대 ‘오디세이’라는 명칭에 그 비전과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무한한 잠재력을 발견하고 꽃피울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입시 경쟁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현실이 항상 마음 아팠습니다. 이제 서울교육은 모든 학생들을 개성 있게 빛나는 존재로 키우는 공교육의 새로운 시도의 장을 열고자 합니다. 그동안 우리 공교육이 비판적 성찰과 자기결정 능력을 키우는 일을 제대로 해왔는가 라는 반성과 더불어, 청소년들에게 참된 지혜와 용기를 키울 수 있는 창의적인 도전의 기회를 주고자 합니다.
그리스 신화 속에서 온갖 위협과 유혹을 물리치고 난파와 표류의 고비를 넘기며,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고향으로 돌아온 영웅 오디세우스의 항해처럼 우리 학생들은 1년의 자유학년 과정에서 새로운 도전과 경험을 통해 자기 삶의 주체로 바로 서는 성장의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교육원정대 ‘오디세이 학교’는 청소년기의 질풍 노도를 가르고 거친 바다에 자신의 인생의 배를 띄워 친구들과 가족과 사회와 함께 힘차게 전진하는 항해 일지를 써내고자 합니다.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 삶에 도전할 수 있는 지혜와 용기를 키우는 고등학생들의 모험과 성찰의 노래, 오디세이아가 서울교육의 새로운 서사(敍事)가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15. 3. 16.
서울특별시교육감 조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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