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96주년 학생독립운동기념일, 서울학생 정담회에 다녀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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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제96주년 학생독립운동기념일이었습니다.
1929년 11월 3일, 광주 학생들이 일제의 민족 차별과 식민지 교육에 맞서 일어났습니다. 나흘 전 일본인 학생의 조선 여학생 희롱 사건으로 촉발된 저항은, 광주를 넘어 전국으로 확산했습니다. 1929년 11월부터 1930년 3월까지 전국적으로 약 194개 학교, 54,000여 명의 학생이 참여한 3·1운동 이후 최대 규모의 항일 독립운동이었습니다. 서울에서도 30여 학교 학생이 참여했습니다.
‘2025 학생독립운동기념일 서울학생 정담회’가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렸습니다. 오산고, 이화여고 등 학생독립운동에 참여했던 서울 지역 30여 개 학교의 후배 학생들이 함께해서, 특히 의미가 깊었습니다.
서울시내 11개 교육지원청에서 학생 참여 위원회 활동을 하는 100여 명의 학생이 모였습니다. 이 학생들은 지난 7월 송치중 불암고 역사 선생님과 함께 1929~1930년 학생독립운동사를 공부했습니다. 당시 송치중 선생님께선 서울에서 학생독립운동에 참여한 30여 개 학교의 교표를 모아서 기억하기를 소망했습니다.
오산고의 전신인 오산학교 학생들이 전개한 동맹휴학운동도 발표됐습니다. 당시 오산학교의 신기복 선배님이 일제로부터 징역 8개월, 집행유예 4년을 받고 제적당했는데, 1983년에 명예졸업장을 받은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오산고등학교 학생들은 선배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두려움 없이 맞설 줄 아는 용기’를 실천할 수 있기를 다짐했습니다.
유관순 선배님이 다녔던 이화여고는 학생 항일운동을 주제로 한 연극을 공연했습니다. 현대를 살아가는 주인공이 1929년으로 시간여행을 하며 항일운동을 돕는 내용이었습니다.
용산고 학생들은 일제강점기 항일운동뿐 아니라 한국전쟁 당시 학도병으로 참여한 선배들의 이야기도 나누어 주었습니다. 학생들은 타임캡슐을 준비하여 20년 뒤 후배들이 오늘을 느낄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경문고 학생들은 ‘꽃을 든 청소년 프로젝트’를 준비했습니다. ‘학도병 이우근의 부치지 못한 편지’를 조형물로 건립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는 활동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편지를 함께 읽으며, 저 역시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2일 행사는 96년 전 학생독립운동에 참여한 선배들의 역사적 자취를 기억하는 시간이었을 뿐 아니라, 오늘의 교육정책에 대해 학생과 교육감이 토론하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휴식 시간에는 학생들과 인스타그램 등 SNS 활용법에 대해 즐거운 대화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 겪는 문제에 대해 학생 스스로 고민하고 토론하는 모습을 보며, 학생 자치가 살아 숨 쉬는 모습을 확인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우리 학생들이 지난 역사를 올바로 되새기고, 오늘의 현실에 민주적으로 참여하는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아울러 영상축사를 해주신 우원식 국회의장님, 그리고 직접 축하해주시고 우리 학생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주신 김영호 국회 교육위원장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2025.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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