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12-31(수)] 2015년 신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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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미래교육’이 꽃피는 원년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서울교육가족 여러분, 그리고 존경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서울시교육감 조희연입니다. 희망찬 새해가 밝아 옵니다. 을미년 새해를 맞아 여러분의 모든 꿈과 계획이 이뤄지기를 기원합니다.
2014년은 새로운 서울교육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첫걸음이었습니다. 학교가 오직 학생들을 위한 교육의 장으로 되살아날 수 있도록 고민을 거듭하였습니다. 이 과정이 모두 교육의 주체들이 새롭게 서는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교사의 자발성과 역량을 제고하기 위해 불필요한 업무 경감과 정책 정비를 단행하였고, 열 두 차례에 걸친 학부모 원탁토론을 통해 폭넓고 깊은 소통을 이어갔습니다. 교장, 교감선생님들과의 진솔한 대화의 자리도 많이 마련했습니다. 자사고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당사자를 포함하여 많은 분들의 고견을 듣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서울교육의 안정성과 균형감을 높이려는 과정이었습니다.
모든 분들이‘세월호’이후의 교육은 반드시 달라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저 역시 그 성찰 속에서 새로운 교육의 토대를 만들고자 합니다. 그것을 저는 ‘질문이 있는 교실, 우정이 있는 학교, 삶을 가꾸는 교육’이라고 표현했고, 이들을 흔들림 없는 교육평등, 교육공공성, 교육복지의 가치 위에서 꽃피우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아이들이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가꿔가는 능력을 고르게 키워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9시 등교 문제를 단순히 교육청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 방식이 아니라, 그 정책의 당사자인 학생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서울교육 학생 대토론’을 벌였습니다. 해당 주제를 넘어서 모든 문제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민주적으로 행사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21세기 열린 세계에 맞는 자율적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어야 우리 사회의 미래가 밝습니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만들어가면서 동시에 우리 사회 공동체의 공공성에 기여할 수 있는 따뜻한 인재를 키워내는 것, 그래서 우리 사회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함께 만들어가는 인간으로 성장하는 것이 궁극의 목표입니다. 이러한 기본과 본질에 충실한 서울교육을 2015년에 더욱 힘차게 이어가겠습니다.
2014년은‘모두가 행복한 혁신미래교육’이라는 새로운 서울교육의 비전을 정한 첫 해였습니다. 이 새로운 서울교육의 비전 아래 △지성․감성․인성을 기르는 창의교육 △모두의 가능성을 여는 책임교육 △학생․교사․학부모․시민의 참여교육 △안전하고 신뢰받는 안심교육 △소통하며 지원하는 어울림 교육행정이라는 다섯 가지 영역에서 바른 방향을 찾고자 했습니다.
2014년의 준비를 바탕으로 2015년은 그 가치와 내용이 서울교육현장 전역에 골고루 스며드는 도약의 해가 되도록 다음의 네 가지 목표에 중점을 두려 합니다.
첫째, 2015년은 서울교육에서 고교체제의 이상적인 전환을 본격적으로 모색하는 한해가 될 것입니다. 지난 2014년, 저는‘일반고 전성시대’라는 이름으로 일반고가 중심이 되어 수평적인 다양성이 꽃피는 고교체제의 출발을 알렸습니다. 고교 균형 발전을 위해 모든 고등학교들이 제 위치에서 저마다의 교육적 역할을 하도록 고교 유형 제자리 잡기 노력을 했습니다.
자사고의 정상화 작업도 그런 맥락에 있습니다. 2015년에도 11개의 자사고와 외고 등 특목고에 대한 평가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단순한 학교 자체 차원의 평가를 넘어서서 이들 학교가 어떻게 하면 우리 교육의 공공적 발전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지 최선의 방법을 찾고자 합니다.
저는 이것을‘제2의 고교평준화’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비록 우리 사회는 대학의 서열구조와 학벌주의가 강고하지만, 적어도 초중등교육은 이러한 불합리한 서열체제와 불평등으로부터 안전지대가 되어야 합니다.
대학 진학을 원하는 학생, 일찌감치 자신만의 꿈을 직업으로 펼치고자 하는 학생, 현실 교육 제도가 충분히 보듬어주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소외 학생들까지 서울의 학교는 이 모든 학생들의 삶을 다양한 방식으로, 하나하나 책임지는‘또 하나의 부모’가 되어야 합니다. 다양한 학생들이 모여 있는 일반고가 생동감 넘치는 학교로 변모하고, 특성화고 등 직업 계열 학교는 현실에 맞는 질높은 직업교육으로 서울교육을 담당하는 또 하나의 당당한 핵심축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2014년‘서울학생대토론’으로 시작한 학생자치역량 키우기를 더욱 강화하겠습니다. 이른바 ‘교복을 입은 시민 프로젝트’를 시작하겠습니다. 학생들이 피동적인 훈육의 대상이 아니라 당당하고 소중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신을 성찰하고 행동하는‘시민’으로 거듭나게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학생회를 비롯한 다양한 학생 자치 활동을 최대한 활성화하고 지원하겠습니다. 학생들이 학교의 작은 일까지 함께 참여하여 논의하고 결정하는 학교자치의 실질적인 주체로서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열린시민’,‘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함양하는 교육과정도 강화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자신의 삶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12월 단행된 교육청 조직 개편을 통해‘민주시민교육과’를 만든 것도 바로 이러한 교육목표를 제대로 달성하기 위한 준비입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과 교장, 교감, 교사 등 학교를 구성하는 모든 구성원들의 권한과 책임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학생인권옹호관’을 부활시키고, 교권 종합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교권과 학생 인권의 대립적인 이분법을 넘어서서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교육공동체를 만들겠습니다.
셋째, 이른바,‘마을결합형 학교’라는 이름으로 학교와 지역사회의 이상적인 결합의 전형을 만들겠습니다. 교육을 학교만이 전담하는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행정적 영역 구분과 경계선이 교육의 풍부함과 다양한 상상력을 제약하는 장애물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서울교육이 보다 능동적으로 학교와 지역사회의 유기적 협력 체계를 만들어내겠습니다.
‘혁신교육지구’사업을 과감하게 확대한 것도 그러한 맥락입니다. 혁신교육지구는 교육청, 서울시, 자치구가 교육을 위해 행정과 예산, 교육 컨텐츠의 결합을 도모한 선도적인 협력모델입니다. 이곳에서 마을결합형 학교의 대표적인 사례를 만들겠습니다. 비단 혁신교육지구에만 국한되지 않고, 모든 학교가 모든 지역에서 다양하고 활발한 협력 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교육청에는‘참여협력담당관’을 새로이 두었고, 교육지원청에도 ‘교육협력복지과’를 신설했습니다.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길인만큼 교육청의 역량을 최대한 집중하겠습니다.
넷째, 혁신학교를 포함하여 모든 학교의 미래 지향적 혁신이 대대적으로 전개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시대는 이미 학교의 근본적 혁신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학교는 가장 열린 민주적 공간이자 역동적인 협력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질문이 있는 교실’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모습으로 구체화되도록 하겠습니다. 교사들이 스스로 학습하고 연구하며 교육과정과 수업을 창의적으로 혁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다양한 연수를 실시하겠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새로운 교육의 상을 제시하고 있는 혁신학교의 양적, 질적 심화 프로젝트를 공고히 지속하겠습니다. 또한 혁신학교의 다양한 교육 혁신 프로그램들이 모든 학교로 확산되고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지속적인 행정업무 경감을 통해 교사들이 교육과 생활교육에 전담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갈 것입니다. 교사와 학교의 다양한 잠재력을 최대한 발현하도록 지원하겠습니다. 모든 학교에서 우리 교육의 미래가 보이도록 하겠습니다.
2015년을 혁신미래교육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원년으로 삼겠습니다. 위의 네 가지 목표는 총체적인 교육 대전환의 핵심이지만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모든 면에서 하나하나 그리고 차근차근 서울교육의 변화를 도모해 나가겠습니다. 욕심 부리지 않고 작은 것부터 내실 있게 추진하겠습니다. 그리고 당연히 그 과정은 소통/참여/협력의 원리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며, 저 역시 신중함과 균형을 잃지 않도록 매사에 유념하겠습니다.
서울교육에 있어서 포부는 크게, 사고는 깊게, 대화는 넓게, 추진은 힘차게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학생, 학부모, 교사, 그리고 서울시민 모두가 서울교육을 위한 ‘공공적 개인’이 되어 ‘모두가 행복한 혁신미래교육’을 함께 만들어가주시기를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새해에도 저와 서울시교육청 모든 직원들이 한마음이 되어 힘차게 달려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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